본문 바로가기
사진으로부터

혁명의 세레나데

by 꽃쉰 2020. 8. 20.
니콘df, 다중노출 ©LeeSoenghee

겨울을 부수는 것은 봄이다

봄은 강철로 태어난 적이 없다.
오히려 너무 연해서
모든 빛을 투과시킬 지경이다

봄에 피는 꽃은 특히나
얇아서 땅끝에서 피어나는 햇살의 온도를
제 몸만 가진 적이 없다.
초록 빛이 태어나기 전에
꽃은 먼저 나와 손끝에 마음을 적신다.

모든 혁명은 꽃과 같다.
너무 여리고 가냘프기 그지없다.
혁명의 계절이 봄인 까닭이다.

꽃잎이 바람에 지고서야
연초록 희망이 뚫고 나오는 법

나의 봄은
나를 바람에 얹어 지게 하는 구나
초록의 더부살이가
희망이 되기 위해

그렇게 웃으며 지는 혁명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