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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부터53

실수를 통해 성장하는 생각하는 힘 언젠가 12살쯤이었을 것이다. 집에는 미군용 대야가 하나 있었다. 두툼한 알미늄으로 된 대야였는데 지금 그게 갑자기 생각이 난다. 보통은 금박이 들어간 노란 알미늄 대야가 대부분이었지만 우리집엔 지뢰에 터져도 멀쩡할만큼 튼튼한 은색을 가진 알미늄대야였다. 어찌해서 우리집에 기거하게 된 건지는 알지 못한다. 다만, 대야는 세숫물을 데우거나 빨래를 삶을 때 사용했고 유용했다. 어느 주말 엄마는 내게 속옷을 삶으라고 했고 나는 당연히 알미늄대야를 사용했다. 석유곤로 위에 빨래를 올리고 기다리는 동안 나는 다른 일을 해야 했다. 엄마가 시킨 일 중엔 교회청소도 끼어 있었는데 생각이 거기에 미치면서 꾀를 짜 낸게 친구들을 불러다 함께 청소를 마치는 거였다. 자그마한 시골교회는 우리집보다도 작았다. 우리집은 안채와.. 2020. 3. 23.
[이천 산수유마을] 봄날을 걷다 도립리. 경사리. 송말리 일대의 산수유가 노랗게 봄을 알린다 봄날을 걸어 가슴에 노란 꽃을 마련해 봅니다 길에 누운 봄빛위로 드러누운 그림자가 나른하네요 꼬꼬마들의 뽀뽀타임도 노랗게 통통 거려요 노란 하루였어요 아침엔 미세먼지로 뿌옇던 하늘이 오후엔 노란 봄볕에 푸릇한 하늘이 마을에 내려와 마스크를 내리고 봄냄새 가득 가슴에 담았습니다 2020. 3. 20.
까만 밤 푸른 하늘 발자국마다 흩어지는 삶의 무게들 가로등 아래서 길게 드러누워 곤한 길바닥에서 꾸벅이다 한 숨 한 꼭지 남겨둔다 --------------------------------------------------- #갤럭시 노트9 요즘은 스마트폰으로도 별을 찍는다 ㅎ 2020. 3. 11.
목필화 새로이 돋는 망각 고단한 시간의 등쌀에 밀려드는 맑음 처음 만나는 오래된 기억 당신의 길었던 순간 그래서 필요한 '거리' 켜켜이 쌓인 그대와 나의 '간격' 겨울이 바라보는 최초의 봄 2020. 3. 10.